1200년전 종소리 살아났다

통일신라시대 선림원종 전통 밀랍기법으로 복원 에밀레종 복원 가능해져

이영완기자 ywlee@chosun.com

입력 : 2005.02.24 18:09 14'


1200여년 전 울리던 한국의 종소리가 다시 살아났다.

국립중앙과학관은 24일 “통일신라시대(800년경)에 만들어진 선림원종을 중요무형문화재인 주종장(鑄鐘匠) 원광식씨가 전통 종(鐘) 제조방법인 ‘밀랍(密蠟) 주조기술’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”고 밝혔다. 선림원종은 월정사에 옮겨져 보관돼 오다가 한국전쟁 중 불타 파손됐다.

정동찬 과학기술사연구실장은 “학계에서는 성덕대왕신종(에밀레종) 등 신라시대 종이 밀랍 주조기술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높이 1.2m, 무게 1t인 대형 종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”이라며 “이로써 균열로 타종이 금지된 성덕대왕신종을 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”고 말했다.

제작진은 내화(耐火)벽돌로 속 거푸집을 만든 뒤 종의 문양을 본뜬 밀랍을 붙였다. 여기에 다시 겉 거푸집을 붙인 뒤 열을 가해 밀랍을 녹여 빈 공간을 만들었다. 이 공간에 청동 쇳물을 부어넣어 최종적으로 종의 형태를 만들었다. 정 실장은 “복원과정에서 특히 신라시대 종을 만들 때 거푸집에 사용된 흙의 소재를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고”고 말했다. 신라 종은 문양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것이 특징인데 오늘날 사용하는 모래 거푸집으로는 이를 복원할 수 없었다.